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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후기

[예산] 2020.4.18 #예당저수지 #사과나무

지난 주 금요일(4.10)에 저녁을 먹고서 사소한 문제로 크게 싸운 뒤로 계속 앙금이 풀리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분이 이번 한 주도 집어삼키고 있을 때, 토요일(4.18) 오전

"오늘 어디 갈까? 바람 쐬러 갈래?"

먼저 오빠가 손 내밀어 줘서 기분이 조금 풀릴랑 말랑~

나는 뚱한 표정으로 "꾸래... 그럼 나 독서실에 있을테니까 점심때쯤 가자~ 몇 시에 데리러 올래?" 했더니

"11시 30분에 독서실로 갈게" 라는 오빠의 확답을 받고서

나는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마음 편하게 책을 읽으러 독서실로 ㄱㄱ

 

그런데...

11시 40분이 지났는데 오빠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다.

보통때 같으면 '나 이제 출발', '몇 분까지 나와 있어' 등의 카톡 한 줄 정도는 보내는데...

참다 참다 못해 11시 50분에 "11시 30분이 한참 지났는데 왜 아무 연락이 없어?"

했더니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몰랐어".

이 답장을 보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이 사람이 나랑 바람 쐬러 갈 생각은 있는 건가? 의심스러웠다.

 

조수석에 타자마자 완전 구린 표정으로 뚱하게 앉아 있으니

오빠는 연신 미안하다며 내 눈치를 보았고

출발한지 15분 이상이 되어서야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의 목적지는 정차 없이 달리는 차(그냥 별생각없이 세종호수공원으로 가고 있었음)에서 급하게 정해졌고,

세종에서 1시간 거리 정도밖에 안 걸리는 예산으로 ㄱㄱ

 

예산! 하면 바로 떠오르는 예당저수지! 로 향하기 전에

배가 고픈 우리는 예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맛집을 폭풍검색ㅋㅋㅋㅋ

몇 해전(연애시절)에 오빠가 예산에서 사과돈가스를 먹었다고 자랑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검색어 '예산', '사과', '돈가스'로 다시 폭풍검색!

그래서 가게 된 예산 #사과나무

 

 

국도변에 갑자기 뙇 나타난다...! 그리고 토요일 점심시간이 살짝 지났음에도 주차장을 메운 수많은 차량들...

시골 식당의 스멜을 가득 풍기는 황토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식당 안은 한산했다.

오빠 뒤에 한약방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약재서랍장(심지어 다 한자로 적혀 있다;;;;)과 90년대 느낌이 묻어나는 라디오가 시선강탈ㅋㅋㅋ 

오빠는 돈가스, 나는 보리밥을 주문하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구경했는데

알고보니 바로 옆에 있는 카페가 핫플인가 싶었다. 

핸드폰 카메라를 든 사람이 어딘가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누르고, 그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 사진을 다 찍고 카페 마당을 나서면 그 뒤에 기다리던 사람이 이어서 어딘가를 향해 사진을 찍고... 

대체 뭘 찍는 거지?

 

오빠랑 카페 손님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우리 상상했던 사과 돈가스가 아니었다.

그냥 돈가스.

가게 이름이 사과나무.

우린 바보였다.

내가 상상했던 그런 돈가스가 아니었다....

하... 잘못찾아왔구나...

그래도 개량한복을 입고 계신 부부가 운영하시는 곳인 것 같으니, 건강한 맛은 보장되겠지...?

배부르게 잘 먹었지만 다시 찾아 올 정도는....ㅎㅎ

그래도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시골집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든다.

저렇게 나무 판자를 지붕에 올린 집을 너와집? 귀틀집? 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ㅎㅎㅎ

식당을 나와 바로 옆 카페(#여기서 행복할 것)로 향했다. 그네의자에 잠시 앉아 있다가 오빠가 발견한 강아지를 보고 바로 그곳을 향해 내달렸고, 강아지 두 마리는 주인 아저씨가 만들어 놓으신 넓다란 우리 안에서 자유롭게 뛰놀고 있었다.

사람들은 연신 그 강아지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었고 나는 마당에 풀어진 강아지 한 마리를 쫓아다녔다.

오빠의 닭장 구경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원래의 목적지로 출발했다.

 

예당저수지 근처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경치 구경도 할 겸 저수지 가는 길에 들른 #이디야삽교점

오빠는 오랜만에 달달한 커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카라멜마끼야토, 나는 시원한 청포도 에이드

마침 차에 텀블러가 있던 나는 텀블러에 테이크아웃 했는데

내 텀블러가 너무 쪼꼬미라서 직원분께서 얼음을 많이 못 넣었다고 하셨다.

괜찮다며 받아가지고 나와 한 모금 마시니....

WOW... 이건 거의 청포도 시럽 원액을 마시는 수준.... 하하하하하하핳ㅎㅎㅎ

 

점점 눈에 들어오는 #예당저수지

또 점점 많아지는 수많은 차량과 인파들.....

간신히 주차를 하고 입구까지 사람들 동선을 쫓아가다보니 출렁다리 도착!

코로나19가 기승이지만 여전히 관광지에는 사람이 많구나^^

출렁다리 입구에서 체온 측정, 알코올소독한 후 입장가능!

 

한 바퀴 삥 돌고 바로 차로 돌아왔다.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풍경이 별로 눈에 들오지 않았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열심히 피해 걷기 바빴다.

출렁다리 입구에 거대한 사과 모양을 띤 포토존이 있다!

그렇게 빠르게 저수지에서 빠져나와 세종으로 돌아오는 길.

휴게소에 들러 오빠 손에 어묵바를 쥐어주고

요즘 내 기분을 털어놓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또 이 얘기냐?"며 빡치기 시작하는 오빠.

결국 그냥 그냥 내가 알아서 내 기분을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